길가에 바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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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0. 12. 22:40 카테고리 없음
나는 혼자 여행 중입니다
사무엘 비외르크 저/이은정

최근 서너 달 동안 읽었던 10여권의 책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을 고르라면 난 주저없이 사무엘 비외르크(Samuel Bjørk)나는 혼자 여행 중입니다를 꼽겠다. 이 소설을 몇가지 단어로 압축하자면, ‘속도감, 캐릭터, 중독성정도로 요약하고 싶다. 하지만 이 세 단어는 잘 쓰여진 장르 소설이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덕목이라 굳이 이 세 가지에 수식어를 덧붙이자면 끝내주는 속도감, 매력적인 캐릭터들, 그리고 미칠듯한 중독성이라는 단어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이 복잡한 플롯과 얽혀 있는 사건 속에서 매번 앞으로 책장을 다시 넘겨 자신의 기억력을 탓하게 만드는 수많은 장르 소설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복잡하지만 일관되고, 논리가 감각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많은 이들이 중도에 포기하지만 100페이지를 넘기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는 요 네스뵈의 소설에서 현학적인 느낌을 조금 덜어내고 거기에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짧지만 감각적인 문장들을 배치했다고 하면 딱 와닿을 설명이 아닐까 한다. (오해 마시길, 난 요 네스뵈의 팬이기도 하다)

 

미아뭉크라는 상반된 두 캐릭터, 그리고 주변 인물들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사회적인 사건이라고 여겼던 부분은 어느새 그 이상 혹은 그와 다른 본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간만에 책 보다가 너무 늦은 시간임을 깨닫고 얼른 불을 끈 작품이다. 9/10


+ 이 책은 2013년에 발간되었다. '미아'와 '뭉크'가 다시 등장하는 시리즈물 '올빼미'는 2015년에 발간되었으며 아직 번역본이 나오지는 않았다.



 

posted by rubber.s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