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바늘.
rubber.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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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9. 22:06 카테고리 없음

아직까지는 생소한 이름의 Joshua Radin 이라는 뮤지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력이 꽤 화려하다. 그의 음악이 쓰인 티비 프로그램, 드라마나 영화만 해도 70여개, Grey's Anatomy, 가쉽걸과 같은 인기 드라마는 물론 아메리칸 아이돌 같은 유명 프로그램에서도 그의 노래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06년 데뷔 앨범 <We Were Here>를 발표한 이래 총 3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발매한 길지 않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목소리에는 은은한 종소리와도 같은 차분함이, 그리고 그의 가사에는 내리는 빗방울과 같은 자연스러움이, 그의 멜로디에는 진솔한 무언가가 담겨져 있다. 

실연으로 인해 받은 느낌들을 곡으로 써내려간 첫 앨범은, 그가 독학으로 기타를 배우고 나서 처음으로 만든 곡들이 담겨져 있다. 보다 서정적이며, 지극히 개인적으로, 매우 감상적인 한 사람의 감정을 듬북 담은 이 앨범은 이례적으로 Itunes Store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발매 당시 롤링스톤誌에서 별 네개를 받는 성과(?)를 올리기도 하였다. 혹자는 이렇게 말했다. "새로운 폴 사이먼"이라고, 다른이는 "21세기의 밥 딜런"이라고 표현히가도 한 그의 음악은 근래에 보기 드문 진심을 담은 포크 음악이었다. 목소리와 기타만으로 보여주는 맑은 속삭임은, 당연하지만 리스너에게 다음 작품을 기다리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2년후에 발매된 <Simple Times>는 그런 기대감을 충분히 만족시켜주었다. 이 앨범은 전작의 좋은 점들을 잃지 않으면서 섬세하고도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는 처녀작을 거치면서 점점 음악에 익숙해지더니(?), 이 앨범을 통해 포크 음악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 무엇인지 놓치지 않고 전해준다. 어딘가에서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루고, 선을 지켜 음악을 절제하고, 발산한다. 그의 목소리는 찬란해지고, 음악은 더욱 차분하게 청자를 울린다. 포크라는 이름으로 지나간 많은 전설들에 비해서도 절대 뒤지지 않는, 오히려 구태의연하지 않게 21세기의 포크를 노래하는 그의 모습은 폴 사이먼이나 밥 딜런의 이름을 달지 않아도, 조슈아 라딘이라는 이름만으로 빛났다. 언제라도 훌륭한 음악, 이 앨범을 들으면서 새로운 영웅의 등장을 예감했다면 나의 착각일까. 하지만 그래서 나는 이 앨범이 매우 희망적이었다.

작년에 발매된 <The Rock and The Tide> 앨범은, 그가 보여주는 또다른 모습이었다. 두장의 앨범에 비해 더욱 깊이감이 느껴졌고, 보다 거침없었다. 심플한 구성의 전작들과 달리, 알찬 밴드의 연주를 바탕으로 보다 컨트리 뮤직스럽게, 보다 락큰롤스럽게 전방위적인 장르적 심화를 보여준다. 하나하나의 곡이 굵은 선을 가지고 있다. 여러가지 시도들이 보여주는 그의 새로운 모습은 그의 음악을 보다 훌륭한 "포크"로 만들어준다. 그리고 앨범 제목처럼 보다 단단하고 거침없이 그 시도를 보여주는 그의 자신감은 "밴드"와 함께 풍성하게 귀를 즐겁게 해준다. 첫곡 <Road to Ride ON>으로 상쾌하게 출발하는 그의 새로운 세계는 그의 장기인 차분함과 함께, 전자음과 직선적인 통쾌함에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흥겨운 리듬감까지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의 음악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마지막곡인 <She Belong to Me> 까지 마치 그의 성장에 대한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기분 좋은 앨범이다. 물론, 그의 목소리가 주는 감격적인 순간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은, 그가 썩 괜찮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앞으로도 기대해도 좋다는 작은 증거라 할수 있겠다.

덧. 재편곡된 <Brand New Day>를 들을 수 있다는 것도 팬으로서 즐거움이라면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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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산 맥북으로 처음 작성하는 글. 조금 더 빨리 쓰지 못했던 것은 맥북 프로와 덕후질이 좀 길었기 때문이랄까.
posted by rubber.s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