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바늘.
rubber.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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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26. 01:25 카테고리 없음

번득이는 대중적 감각이 만들어낸, 다시는 없을 펄떡거리며 살아 있는 궁극의 팝스(pops)

小沢健二(오자와 켄지)는 한국에서도 꽤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초기 시부야계 밴드인 플리퍼스 기타의 멤버로 잘 알려져있다. 이후, 현재 우리가 시부야계라고 부르는 음악쪽으로 조금 더 깊게 자신의 음악적 방향을 정한 小山田圭吾(오야다마 케이고, 코넬리우스)와 달리, 심플하고 어쿠스틱하게 음악적 행보를 정한 그는, 어느틈엔가 일본 팝씬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었으며, 전성기의 그가 보여준 팝 감각은 실로 놀랍기 이를데 없다. 유려한 멜로디와 세련되게 편곡된 트랙들, 그리고 발랄한 가사와 목소리까지, 그저 번득이는 그의 감각에 대중은 놀랬으며, 지금도 당시 그의 앨범들은 일본 팝씬의 바이블처럼 당시를 일본에서 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노래방에서 부를수 있는 굉장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1994년에 발매된 이 앨범은 오자와 켄지가 가지는 팝적인 감각이 극에 달했을때 나왔다. 총 9곡의 트랙중 7곡이 싱글컷되며 전성기의 그를 정상에 올려주었다. 첫곡부터 마지막곡까지 일관된 정서는 사랑과 젊음과 팝, 그리고 팝, 또 팝이다. 대중적으로 잘 다듬어진 한장의 앨범을 마주하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통속적이고, 매우 상업적이고, 또한 어쩔수 없이 뻔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다시는 없을 진실로 살아있는 것이라면, 충분히 몇번이고 반복적으로 들으면서 그 즐거움을 향유할 가치가 있다. 이 앨범이 바로 그러하다. 17년전에 만들어졌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세련된 편곡과 몇번을 들어도 질리기 힘든 감각적인 멜로디와 리듬은 지금 듣더라도, 그리고 몇년이 지난후에 듣더라도 그 즐거움에 흐뭇해질수 있는 감각이다. 

나는 이 앨범을 처음 들은 이후, (조금 과장하자면) 이정도의 살아 숨쉬는 팝 음반을 만난적이 없다. 물론 훌륭한 팝 음반은 많다. 몇번을 들어도 처음과 같이 즐거움을 주는 수많은 명반들이 있다. 하지만 이 앨범은 특별하다. 이 안에는 정말로 당시의 오자와 켄지가 아니면 보여줄 수 없는 번득이는 감각이 있다. 정말 우연히 길일(吉日)과 길인(吉人)이 마주하여 자연스럽게 태어난 무언가처럼, 시부야계라는 하나의 스타일을 넘어 그가 보여준 이 감각은 당시의 일본을 초월하여 세계와 소통할 만큼의, 충분히 자랑해도 좋을만한 감각이다. 다시는 없을 이 펄떡거리는 궁극의 팝스를 듣게 해준 그에겐 항상 고맙다. 지금도 찬바람이 불어오면 따뜻한 기분이 그러워 이 앨범을 플레이한다. 그의 코맹맹이 소리와 뿜빠뿜빠거리는 관악 편곡만 들어도 언제고 흥겨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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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본가에 왔는데, 막상 일하려고 맥북을 켜니 망할 SK브로드밴드가 왠일인지 해외 사이트쪽 접속을 막아놓았다는... 결국 일 포기, 그냥 오자켄 음악 듣다가 왠지 감동해서..;
posted by rubber.soul